"뉴로벤티는 자폐증 치료제 최초 개발, 시장 리더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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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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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터뷰 - 발자국 덜 찍힌 길 걷는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
자폐증, ADHD 치료제 개발에 집중
R&D, BD 등 균형발전 통해 사업 추진
"하나의 신약이 나오면 더 좋은 약이 계속 나오게 마련입니다. 뉴로벤티는 자폐증 치료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더 좋은 의약품을 개발하는 꿈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폐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뉴로벤티 신찬영 대표는 서울대 약대에서 신경약리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자폐증과 신경의 기능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더 연구하기 위해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했다. 돌아와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약리학교실 교수로 부임했다.
당시 뇌질환 연구 대부분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 초점이 맞춰 졌고, 뇌발달장애 연구자도 드물었다.
히트뉴스는 건국대에 자리잡은 뉴로벤티 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16년 동안 '자폐증 치료제' 개발을 이어온 신찬영 대표를 만났다.
뉴로벤티 연구소에서 만난 신찬영 대표
Q.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왜 창업을 한 거죠?
뇌질환을 연구하며 자폐증 같은 경우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자폐증 진단을 한 의사가 마땅히 처방해 줄 약이 없었습니다. 우울증, 조현병, 수면장애 등 증상에 따라 보조제를 처방했지만 자폐증 핵심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약이 없었습니다. 자폐증으로 인해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도와줄 방법이 없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자폐증 치료제 개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제약사도 별로 없었던 터라 성공 확률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직접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창업을 하게 된 것이죠.
Q. 자폐증, ADHD 같은 뇌발달장애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약이 없고, 고통받는 환자가 있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에서 벤처로, 다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경제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자폐증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율은 알츠하이머의 대략 1/3 정도, 연구비도 알츠하이머 분야의 1/3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시장성이 알츠하이머의 최소 1/3은 된다는 것입니다. 작은 시장이 아닙니다. 약이 없기 때문에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른 뇌발달장애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약 15조~16조에 달하는 의약품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만약 자폐증 치료제가 개발되면 아마도 ADHD 시장만큼 급격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폐증 치료제는 현재 완전한 치료보다 증상을 완화화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성은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ASD(자폐범주성장애) 시장 현황. 출처=뉴로벤티
Q. ASD, ADHD 등 2가지 파이프라인의 개발 과정은 어떤가요?
바이오 스타트업은 결국 파이프라인입니다. 우리는 메이저 파이프라인을 3~4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중 2개는 임상 2상에 들어가기 위한 서류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질을 구한 뒤 표준화 하고, 임상시험 제제를 만드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현재 2개의 파이프라인은 임상 2상을 위한 준비 단계 상태고, 다른 하나는 전임상(동물 실험) 단계입니다. 전임상에서 독성 유무를 확인한 뒤, IND(임상시험계획) 신청을 해 임상 1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Q. ADHD 치료제 콘서타가 나와있는데, 새 치료제를 개발해야만 하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남아 있나요?
ADHD의 치료 반응성은 약 75%로 약이 잘 듣는 편에 속합니다. 괜찮은 약이지만, 나머지 25%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성장 저해, 수면 부족, 의존성 등 부작용에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약점을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ADHD 치료제 개발은 약에 반응을 안 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부작용을 줄여주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글로벌 빅파마에게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도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제약사가 아니더라도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국도 자폐증 시장이 워낙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제약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스위스의 로슈(Roche)죠. 로슈는 임상 3상에 도전한 자체 자폐증 파이프라인이 있었는데요, 임상 3상에 도전해 안타깝게 실패했습니다.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왔는데,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임상 시험이 중단됐습니다.
그러나 다른 내부 파이프라인으로 다시 임상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로벤티는 로슈 같은 글로벌 빅파마와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고, 공동개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팜캐드, 뉴아인과 뇌발달장애 치료제 관련 MOU를 체결했는데,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요?
팜캐드는 AI(인공지능) 기반 신약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기술이 있는 회사입니다. 뉴로벤티처럼 이머징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ies)를 활용해 새 약물 후보물질을 만드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잘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자약은 전자적 자극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인데요, 자폐증이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전자약 분야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뉴로벤티와 공동연구를 하면 궁극적으로 전자약과 경구용 치료제를 병용 투여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뉴로벤티는 뇌발달장애 치료제 개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윈윈 전략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Q. 학내 벤처라 회사 규모가 작을 것 같은데, 본사와 연구소가 따로 있습니다.
현재 인력은 정직원 10명이에요. 뉴로벤티는 바이오, 약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가진 인력이 모두 6명, 임상 경험 또는 BD(사업 개발) 경험을 가진 분들이 3~4명 정도 있습니다. 뉴로벤티는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입니다.
현재 임상 2상을 준비하는 단계여서 추가 인력이 많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신생 기업이기 때문에 급여, 안정성 등 여러가지 고려할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적극적으로 개발 인력을 영입할 생각입니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BD입니다. BD도 결국 사이언스가 바탕이 돼 스토리텔링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신경쓰면서 현재 자폐증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Q. 연구개발 자금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나요?
우리는 학내벤처로 시작한 덕분에 정부 지원금을 꽤 받았어요. 많은 스타트업이 이용하는 팁스(TIPS) 프로그램을 우리도 이용했습니다. 서울바이오허브의 도움으로 입주 지원을 받은 적도 있고, 보건산업진흥원 혁신창업멤버스에 들어가 지원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금액을 밝힐 수 없지만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뚜렷한 CNS(중추신경계) 치료제가 없는 분야는 결국 도전적 상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으세요?
개인적으로는 자폐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자폐증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긍지를 전 세계에 떨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폐증 분야에서 세계 최초가 될 수 있고, 세계 시장을 리딩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일을 수행하는 것이 뉴로벤티의 목표입니다. 환자들을 도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습니다.
Q. 몇년 후 뉴로벤티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요?
파이프라인을 적극 개발해 성공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BD, 임상에 집중하고 추가로 해외 유수 연구자, 의사,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분야는 특히 환자 그룹과 소통이 중요합니다. 언멧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 임상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환자들과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뉴로벤티는 뇌발달장애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무를 신경쓰면서 사업을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Q. CNS 치료제 연구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외국도 자폐증 관련 연구가 덜 진행됐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오히려 격차가 적을 수 있습니다. 지금 빠른 걸음으로 쫓아간다면 다른 치료제 분야보다 추월하기 쉬운 영역입니다.
뉴로벤티는 힘들지만 아름다운 도전을 해 나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사회적 기여도를 달성하면서 제 꿈도 실현하고 싶습니다. 뉴로벤티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남대열 기자 dynam@hi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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